달리기 자세, 금메달과 족저 근막염 사이

스포츠 선수로서 황영조는 날렵하다. 부드럽고 리드미컬하다. 초원을달리는 사슴처럼 가볍게 달린다.  달리는 자세 어디 하나 군더더기가 없다.  팔의 스윙동작도 전혀 힘이 들어 있지 않고 경쾌하다. 오죽하면 외국전문가는  “마치 콧노래를 부르며 애인을 만나러 달려 가는것 같다 ” 고 말했을까

일본 코치들은 한술 더 뜬다.  ” 왜 요즘 한국선수들의 폼이 엉망인지 모르겠다.  교과서 같은 폼을 가진 황영조를 따라하면 된 텐데……”

이봉주는 투박하다.  힘이 넘치지만 어딘지 거칠다.  달리다 지치면 오른쪽 팔이 처지거나 상체와 머리가 뒤로 젖혀진다.  달릴때 오른발이 팔자 걸음처럼 약간 바깥쪽으로 비껴 흐른다.

그만큼 힘이 낭비된다. 어느 쪽이든 내딛는 발은 같은 일직선상에 놓여야 ‘최대보폭’이 된다.

경보 선수들이 오리걸음처럼 걷는 것도 최대한 일직선상으로 걷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마라톤으 2만4000 ~ 2만6000 걸음을 내딛는 105리 레이스이다.

이봉주는 짝발이다.  왼발이 253.9mm 인데 반해 오른발은 249.5mm 이다.  왼발이 4.4mm 더 길다.  또한 왼발의 기울기가  0.2도인데 반해 오른발  기울기는 2.7도에 이른다.

걸을때 어깨선이 지면과 수평이 되는게아니라 오른쪽 어깨선이 약간 올라간다는 얘기다.  결국 몸이 전체적으로 불균형한 것이다.

이는 마라토너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다.  몸의 기울기는 신발 안창이나 깔창의  두께등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료책은 아니다.  게다가 그는 박지성이나 펠레처럼 거의 평발에 가깝다.

완전 평발은 군대에서도 잘 받아주지 않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곤해 진다.

이경태 박사는 한국 최고의 발 전문가이다.  마라톤이나 축구에서 부상선수중 그의 손을 거치지 않은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이다. 이봉주도 마찬가지이다

이 박사는 이봉주를 볼 때마다  늘 의학적으로 불가사의라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봉주선수의 오른발은 60% 정도가 평발이다. 50%정도 평발인 박지성 선수보다 더 심하다.  더구나 이봉주 선수의 오른발바닥 가운데 아치 뼈인 주상골에 쓸데없는 뼈 조각이 하나 붙어있다.

보통 사람들은 발 하나에 27개의 뼈가 있는데 이봉주 선수는 오른발에 27.5개의 뼈가 있는 셈이다. 그만큼 발바닥이 땅에 닿을때마다 다른 사람보다 충격이 더 크다.

의학적으로 이봉주는 마라톤 선수가 될 수 없는 발이다. 다행히 이봉주 선수는 보통사람들보다 발이 훨씬 부드럽다.  아마 이봉주 선수가 이렇게 달릴 수 있는 것은 발이 부드럽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인내와 끈기로 아픔을 참고 끊임없이 노력한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스포츠의 한 종목인 마라토너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족저 근막염이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단단한 막을 말한다. 스프링처럼 발바닥의 충격을 흡수하거나 발바닥의 움푹 팬 아치 부분을 받쳐준다.

자세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많이 걷거나 달리면 일어나게 된다.  스포츠심리는 여기를 클릭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내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심한 통증이 오면 족저근막염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마라토너 중 족저근막염을 겪지 않은 선수는 거의 없다.  직업병이라 할 수 있다.

족저근막염은 마라토너나  육상선수들에게는 달리기를 그만둘 때까지 떼어낼 수 없는 혹과도 같은 것이다.

 

손오공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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